[한줄요약] 대법관 공석을 둘한 대통령실과 대법원의 헌법적 갈등이 사법부 마비와 국가적 신뢰 저하라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2026년 10월 9일자 기사 기준, 대한민국은 현재 대통령실과 대법원이 단 하나의 공석을 두고 해결 불가능한 분쟁에 빠져 있습니다. 지난 3월 노태악 대법관의 퇴임 이후 7개월이 넘도록 대법관 자리는 비어 있으며, 이는 단순한 인사 지연을 넘어 헌법적 권위의 충돌로 번지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8월 손봉기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절차적 결함을 이유로 새로운 추천을 요구했으나, 조 대법원장은 헌법상 대법원장의 추천권을 거부할 근거가 없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헌법 제104조가 대통령의 추천 거부나 대법원장의 재추천 거부에 대한 명확한 해결 절차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헌법적 침묵은 양 기관이 서로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는 '초대장'이 되었습니다. 대통령실은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정연성과 최종 임명권을 주장하고, 대법원은 사법권 독립을 위한 추천권의 보호를 강조합니다. 양측 모두 법리적 논리는 갖추고 있으나, 어느 쪽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동안 유지되어 온 '불문율'의 붕괴입니다. 헌법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던 관행이 사라지면서, 이제는 국회 청문회마저 정치적 공방의 장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이러한 권력 다툼의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입니다. 사법부의 결정 지연과 국가 기관에 대한 신뢰 하락은 피할 수 없는 결과입니다.
이제는 물러서야 할 때입니다. 대통령실은 새로운 추천 요구를 철회하거나,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여 프로세스를 재시작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만약 이조차 불무하다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통해 제도적 기준을 세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헌법적 경계를 승패를 가르는 전쟁터로 취급하는 대가는 너무나도 가혹합니다.